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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고수로 거듭나기 2.마이크 테크닉, 음향 이펙터

음악 이야기 2023년 8월 9일

음향편을 시작하며...

제일 중요한 건 노래 실력이지만 음향에 대한 이해를 이해하는 것도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에 도움이 됩니다. 노래방의 음향은 음원, 공연, 방송과는 다른 점이 많이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노래 했을 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결혼식 축가 불러서 개망신 당하는 거 많이 보셨을 겁니다. 노래방 음향의 특성을 이해한다고 해서 갑자기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본인의 진짜 실력을 체크하고 제대로 연습하면 그런 망신을 좀 줄일 수 있습니다.

노래방 음향의 특징

노래방 사운드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나요? 노래방 음향은 음원, 공연, 방송과 다릅니다.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이해하면 이전보다 노래방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음원, 공연, 방송의 사운드

음원, 공연, 방송에서는 주로 가수가 노래를 부릅니다. 방송에서 일반인이 노래를 할 때도 있지만 히든 싱어같은 음악 프로에 나오는 일반인들은 대부분 트레이닝을 받아서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원, 공연, 방송의 대부분은 가수가 노래를 하다보니 보컬의 원래 소리가 잘 드러나는 음향을 사용합니다. 반주 또한 제대로 된 고품질의 반주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반주와 보컬 모두 잘 들리게끔 만듭니다.

공간적으로 협소해서 공간의 제약이 있거나, 저렴한 음향 장비를 써서 음향 시스템적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반주와 보컬 모두 고퀄리티의 소리가 납니다.

이런 식으로 사운드를 잡으면 잘하는 것도 잘 들리고, 못하는 것도 잘 들리는 사운드 가 됩니다. 노래 못 하는 걸 잘하게 들리게 하거나 잘하는 걸 못하게 들리게 하는 마법은 없습니다.

보컬튠도 음(Pitch)과 타이밍을 안정적으로 바꾸는 것이지 안좋은 소리를 올바른 발성에서 만들어지는 좋은 소리로 바꾸지는 못합니다.(AI로는 됩니다만 논외로...)

  • 반주와 보컬 모두 듣기 좋은 고퀄 사운드
  • 보컬 멜로디가 반주에 포함되지 않음
  • 가수 개인에게 특화된 사운드
  • 공간계 이펙터는 필요한 만큼한 사용

노래방의 사운드

노래방의 사운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잘 하는 것도 안들리고, 못하는 것도 안들리는 사운드입니다. 가수처럼 고퀄리티의 음향으로 만들면 노래 못하는게 너무 잘 들리기 때문에 부르는 분과 듣는 분 모두 괴로워집니다.

노래방 음향으로 연습하면 본인의 소리를 제대로 모니터링 할 수 없기 때문에 제대로 연습할 때는 마이크 없이 연습실 같은 곳에서 연습하거나 레코딩을 해보는게 좋습니다.

노래방이 상대적으로 저퀄리티일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는데 노래방은 제약이 많습니다. 우선적으로 공간적 제약이 있습니다. 사업상의 이유로 큰 공간을 둘 수 없기 때문에 저음의 부밍과 마이크 피드백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렇다보니 저음과 피드백이 많이 일어나는 주파수가 컷팅이 많이 되어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통해 나오는 소리는 원래 소리에서 여기저기 잘려나간 소리입니다.

요즘은 노래방에 고퀄반주도 많이 있습니다만 아직도 MIDI방식 모듈 사운드를 많이 사용하는데다가 곡에 따라 MIDI노트 입력 자체의 퀄리티도 안좋은 것이 많습니다. 스피커 등의 음향 장비도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반주의 퀄리티도 안좋습니다.

요즘은 음원 발표할 때 공식 반주도 많이 넣다보니 인스트루멘탈에 노래 불러 보신 분도 많을 겁니다. 인스트루멘탈에(공식 반주)는 보컬의 멜로디가 들어가 있지 않아서 노래를 많이 안해보신 분들은 음잡기도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노래방은 음을 잡기 쉽도록 보컬이 부르는 메인 멜로디가 반주에서 다른 악기소리로 재생이 됩니다. 이렇게 재생되는 멜로디는 빈약한 보컬 소리를 보완하는 역할도 동시에 수행합니다.

거기에다 결정적으로 보컬의 음향이 가수가 아닌 일반인들을 기준으로 잡혀 있습니다. 보컬들은 기본적으로 공명을 많이 써서 살살 부르는 것 같아도 음량이 더 크고 풍부한 소리를 냅니다. 노래방은 가창자의 빈약한 소리를 보완하기 위해 공간계 이펙터(딜레이, 리버브, 보통 에코라도 부르는 그것)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노래방 마다 사운드에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회사라도 어떤 기기냐, 어떤 세팅값이냐, 방 크기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 소리가 다릅니다. 그렇지만 노래방 음향은 음원, 공연, 방송의 음향과 다르게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 반주와 보컬 모두 깔끔하게 들리지 않음(음원, 공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 발성이 안되는 일반인 기준이라 반주에 비해 마이크 음량이 큼(업체마다 차이 큼)
  • 보컬 멜로디가 반주에 포함됨
  • 빈약한 소리를 감추기 위해 공간계 이펙터(일반인들이 말하는 에코)소리가 굉장히 많은 편

노래방을 싫어하는 가수들이 많은 이유는?

모든 가수들이 노래방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래방을 좋아하지 않는 가수들이 많습니다. 만취해서 놀 때 가는 것 말구요. 평소에 친한 친구들하고는 잘 갑니다만 모르는 사람에게 노래방 사운드로 평가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부르고 싶지 않아 합니다.

그 이유는 노래방은 반주의 퀄리티도 떨어지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의 원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소 고퀄리티의 반주 소리를 듣고, 좋은 소리를 내는 사람이 퀄리티가 떨어지는 노래방 사운드에 만족하기는 힘듭니다. 그 사운드로 평가 받는 건 더 싫죠.

마이크 테크닉

마이크 테크닉은 공연 때 꽤 중요합니다. 레코딩 할 때는 녹음후에 음량 조절을 빡세게 하기 때문에 마이크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두거나 파트별로 세팅해서 레코딩을 하는 편인데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은 좀 다릅니다.

PA 엔지니어(공연 음향 엔지니어)가 가수에 맞게 음향을 잡긴 하지만 가수가 여러 명 나오거나 여러 곡을 부를 때는 일일히 맞추기가 힘듭니다. 이승환처럼 방송에도 본인 마이크를 쓰고 본인이 고용한 엔지니어 데리고 다니면 고퀄리티를 낼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가수들이 그러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공연 때 사용하는 다이나믹 마이크를 잘 다뤄서 고른 음량이 되게끔 하는 마이크 테크닉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알아둘 것은 마이크 방향,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입니다.

다이나믹 마이크의 앞뒤는 보통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지만 간혹 앞뒤가 다른 모델도 있습니다. ON/OFF 스위치가 있는 쪽(스위치가 없으면 회사 로고가 있는 쪽)이 입에 오도록 들면 됩니다.

마이크 방향

Shure 마이크 지향. 출처:https://service.shure.com

마이크는 위 그림의 표시된 것과 같은 방향에서 소리를 받습니다. 마이크에 더 큰 소리가 들어가게 하려면 수직이 아닌 수평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이 때, 치찰음이 심하게 들어갈 위험이 있습니다. 치찰음 노이즈는 영어로 shhh noise라고 하는데 'ㅅ, ㅈ, ㅊ' 등에서 너무 큰 음량이 들어가 듣기 싫은 소리가 나는 노이즈를 말합니다. 치찰음이 너무 크면 거슬리므로 마이크를 잡고 '스, 츠'를 발음하면서 치찰음이 좀 덜 들어가도록 마이크 각도를 조절하는 것도 좋습니다.

마이크 각도 조절할 때 보통 Y축을 많이 움직이는데 X축을 움직이는 기술도 있습니다. X축 기술은 제가 관찰해 본 결과 주로 사운드에 굉장히 민감한 가수나 작곡가 출신 가수들이 씁니다.

마이크 잡을 때 주로 Y축을 움직이지만 X축도 가능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도 중요합니다. 위 그림에 안나와 있지만 Z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가 가까울 수록 큰 소리가 마이크로 들어갑니다. 음악에서 소리를 더 크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를 더 가깝게 하면됩니다. 마이크로 들어가는 소리를 작게 만들고 싶을 때는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를 조금 넓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발라드의 Verse는 거의 입 가까이 붙여도 됩니다. 약하게 부르지만 듣는이에게 소리는 잘 들려야 하므로 음량은 커야 합니다.

치찰음 처리가 잘 되어 있다면 마이크 각도 보다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가 더 중요하므로 스탠드 마이크를 써서 기준을 잡는 것도 좋습니다.

이승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Verse 부분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 참조
이승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애드립 부분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 참조

마이크 테크닉은 본인이 내는 음량, 마이크의 음량값, 원하는 음량 변경값에 따라 마이크의 거리와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험이 필요합니다. 잘 모르겠으면 노래 잘하고, 버는 돈 사운드에 다 쓰는 이승환님 라이브 참고 하세요. 가수들도 성악가 수준으로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 아니면 저렇게 멀리까지는 안갑니다.

이 곡은 다이나믹 레인지(가장 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음량 범위)가 엄청나게 넓은 곡이라 음량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승환님 노래하는 걸 보면 한 음 안에서도 고개를 뒤로 젖히며 마이크와의 거리를 늘리는데 이런 움직임은 음량 조절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약간 어색하게 발음하는 건 큰 공연장에서 뒤까지 가사와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게 하려고 그러는 겁니다.

노래방 사운드를 활용하는 방법

노래를 잘하는 사람

노래를 잘하는 사람(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노래방의 사운드를 정식 `인스트루멘탈`같은 사운드로 만드는 쪽이 유리합니다.

그렇게 해야 본인의 원래 목소리가 더 잘 들립니다. 한편, 연습할 때 본인의 진짜 실력을 체크하는 방법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 리모컨의 멜로디버튼을 눌러 멜로디 기능 끄기
  • 공간계 이펙터를 줄이기(보통 최신 모델만 조절 가능)
    딜레이보다 리버브가 소리를 더 지저분하게 만듬. 너무 줄이면 소리가 빈약해지거나 반주와 따로 놀게 되지만 적당히 줄이면 보컬의 원래 목소리가 좀 더 깔끔하게 들림. 랩이라면 좀 더 줄여도 됨.
  • 마이크 테크닉을 이용한 음량 조절. 발라드라면 Verse에서는 마이크와 입과의 거리를 가깝게, Chorus로 갈수록 거리를 멀게 만들기

노래를 못하는 사람

여기에서 말하는 노래를 못하는 사람은 노래방에서는 괜찮은 것 같은데 진짜로 좋은 소리를 내는 방법은 몰라서 공연은 자신없다 하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음치는 음향같은 거 신경쓸 필요 없고 음이랑 리듬연습부터 해야 합니다.

노래방은 이미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에 딱히 건드릴건 없습니다. 마이크 테크닉을 이용해서 그나마 좋은 소리는 크게 나쁜 소리는 작게 들리도록 하면 좋습니다.

음향편에 뭔가 엄청난 기대한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음향 1시간 연구하는 것보다 발성 10분 연구하는게 낫습니다.

  • 멜로디 버튼 절대 누르지 않기
  • 공명이 안되기 때문에 마이크와의 거리를 수평으로 대체로 가깝게. 악 지르는 부분은 듣기 싫으므로 마이크와 입의 거리를 멀리.
  • 공간계 이펙터가 부족한 노래방이라면 조금 더 줄 수 있지만 보통 안건드려도 됨

노래방 음량 팁 정리

노래방 음량 팁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봤습니다.

  • 진짜 실력을 알고 싶다면 반주에서 멜로디 끄기
  •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면 에코 줄이기
  • 목에 힘이 안들어가고 좋은 소리가 나고 있는 것 같다면 마이크를 약간 수평으로, 마이크와 입의 거리는 가깝게
  • 목에 힘이 들어가거나 악을 지르고 있다면 마이크와 입의 거리를 멀게(듣기 싫으므로)
  • Chorus파트에서 호흡을 이용해 좋은 소리를 크게 내고 있을 때에도 음량이 너무 크다면 입과 마이크 거리 멀게(디스토션 생기지 않도록)
  • 노래를 제대로 연습하고 싶다면 마이크 없이 연습하거나 녹음해보기

음향편을 마치며...

대단한 팁을 예상한 분들에게는 좀 싱거운 이야기가 많아서 죄송합니다. 제가 봐도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안되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노래를 잘하고 싶거나 이미 노래를 잘 부르는 분들에게는 약간의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길 바랍니다.

다음은 좋은 악기를 만들고(목소리, 발성), 연주를 잘 하는 방법을 설명해 볼까 하는데 이 부분은 글로 될까 모르겠네요. 글로 안되겠다 싶으면 못 올릴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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